책 소개
우울의 파도 한가운데서 꺼내보는 아주 보통의 우울 사용 설명서.
모범생이 되면 행복할까. 슈퍼우먼이나 알파걸이 되면 좋은 것일까.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인간은 결코 '성취'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취감은 약효가 짧은 진통제와 같아서, 그 지속 효과가 길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모범생이고 슈퍼우먼이고 알파걸이었지만 끝내 그 성취감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었던 트라우마를 정직하게 대면한다.
이 책은 유리그릇보다 더 깨지기 쉬운 우리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길을 결국 진심 어린 사랑과 정성 스런 보살핌, 나아가 내 문제를 스스로 깨닫기 위해 끝없이 공부하고 배우는 삶임을 감동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나의 어린왕자>,<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저자 정여울.
작가 소개
부천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인하대학교 공대에 진학한 뒤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졸업 후 포스코 기술연구원에서 일하다가 반복되는 권태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스타트업으로 이직한다.
이 선택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줄 그땐 몰랐다. 상사의 가스라이팅으로 공황장애가 왔고 얼마 뒤 조울증 판정으 받고 회사를 그만 둔다. 이 책은 그 우울의 파도를 온몸으로 맞으며 살아온 날들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으로 살아가며 낙오와 소외를 느끼지만 자신을 돌보길 멈추지 않는다.
심리상담소와 정신과를 제 발로 찾아가고, 관련 책을 찾아 읽고,병에 대해 공부한다.
어린시절을 반추하며 가족관계를 바로잡고,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도 냉정하게 돌아본다. 우울증을 그저 힘을 내면 되는 상황으로 여기며 위로를 건네는 사회의 시선도 정면으로 반박한다.
힘내라는 위로에 화를 내다가도, 주변인들에게 우울증을 알리는 법, 가라앉는 몸을 이끌고 운동을 하는 법 등을 이야기하며 스스로도 힘을 내야겠다고 읊조리고 마는 모순도 보인다.
우울증을 바라보는 세상의 민낯과 환자가 느끼는 양가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이 책을 통해 우울을 허락하지 않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책 리뷰
"우울증은 어쩌면 그동안 남의 시선으로 쌓아올린 성을 모두 없애고, 나만의 행복으로 다시 성을 쌓으라는 말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우울증에 걸리고 나니 세상 사람들을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었다. 우울증에 걸려본 적이 있는 사람,우울증에 걸려본 적이 없는사람. 우울증에 걸려본 적이 없는 사람은 우울증 환자를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이 기껏 건네는 말은 "힘내" 정도인데,이것은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힘을 내고 있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며 더 깊은 우울로 빠져들게 하는 주문같은 말이였다.
우울증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해사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보기도 했다. 어떻게 이 늪에서 빠져나왔는 지 궁금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았지만,마치 무용담 같았다. 우울이라는 괴물을 이겨낸 용사의 이야기였다. 나는 자신이 없었따. 그럴 힘도 없었다. 책을 덮어버리고 이불을 뒤집어썼다. 그런 이야기를 읽을 수록 오히려 패배감에 젖었다._24~25p
독일의 정신과 의사 만프레드 뤼츠는 우울증 환자를 괴롭히는 것은 우울증만이 아니며,선의의 충고로 우울증을 참을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정상인'들도 포함된다고 했다.
누구도 상황을 악화시키기 위해 충고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상대방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빨리 해결하기 위해, 그 사람의 고통을 멈추기 위해 충고할 것이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에게 충고란 날카로운 송곳과 같아서 이미 만신창이가 된 심장을 한 번 더 찌를 뿐이다. _117p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이유는 나 하나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불행은 자녀에게 대물림된다. 부모는 자녀에게 재능이나 장점만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슬픔, 부정적인 감정과 사고방식, 트라우마와 콤플렉스까지 물려준다.
부모와 조부모, 그 윗세대의 상처가 아이에게 그리고 그다음 세대까지 원혼처럼 들러붙어 대대로 대물림 된다.
아프고 힘들다고 해서 트라우마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유해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_177p
우울은 과거를 먹고 산다. 우울의 촉수는 가장 가까운 과거부터 차례대로 먹어치운다. 우울이 먹고 내뱉어놓은 찌꺼기는 나를 더욱더 무겁게 만들고 나는 그 속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움직일수록 빠져드는 개미지옥과 같이 한 번 발을 들이면 아무리 허우적대도 헤어나오기 힘들다. 켜켜이 쌓인 과거 속으로 점점 빠져든다._246p
이외에도
-"삶의 공포가 죽음의 공포를 넘어서는 순간, 인간은 자신의 삶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나도 이 삶을 이겨낼 자신이 없을 때가 종종 있다. 다시 사회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낙오감, 조울증이 다 낫지 못할 것 같은 불안, 내 역할이 없어져버릴 것 같은 상실감 등 많은 두려움이 나를 덮친다_ 244p
가장 두려운 것은 자살 자체가 아니다. 이대로 내가 사람들에게서 잊히는 것이 제일 두렵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는 것이 무섭다. 세상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이 제일 싫다. 조울증으로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졌어도 나에겐 아직 자기애가 남아있는 모양이다_244~245p
나는 작가와 똑같은 병인 제2형 양극성 정동장애, 즉 조울증을 앓고 있다. 나의 병을 이해시켜준 책이 '양극성 장애'라는 책의 제목 그대로의 책이였다면, 나의 병을 위로해준 책은 감히 힘을 낼 수 없는데 힘을 내라니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각, 불안, 자책, 후회가 밀려올수록 '나는 왜 이럴까'하며 더욱 자책하던 나에게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에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느껴졌고, 또 주제 넘게 걱정도 되었다. 내가 말로 표현 못하던 나의 감정들이 책에 다 쏟아져 나와 있는 것 같아 읽는 내내 울었다. 주변사람들의 걱정도, 조울증 커밍아웃을 할 때 사람들의 반응도 모두 작가가 써놓은 그대로였다. 또 읽고 싶지만 읽기 무서운 책, 나를 너무 잘 아는 책을 넘어선 나 자체인 책.
조울증은 감정 변화,기복이 심한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오히려 반대이다. 우울의 상태에 계속 있다가 조증의 상태가 오면 사람이 예민해지고 화도 많아진다.조증이 결코 기분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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