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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인문학 책 내돈내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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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오랜만에 책 리뷰로 돌아온 뜨니입니다.

독서의 깊이가 깊지 않고, 취미로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기에 인문학책은 처음 접해보았는데요,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으로 인문학 책을 접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느끼는 지, 책 리뷰를 통해서 같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아요 :)

 

 

 

책추천

 

책리뷰

 

책 소개

 

허무를 직면하다.

[아우스터리츠]에서 작가 W.G. 제발트는 벽에 붙어있는 나방에 대해 이렇게 썼다.

 

나방들은 살아있는 동안 더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오로지 생식이란 과업을 가능하면 빨리 완수하는 것만 생각한다고 알폰소가 말했지요. ... 녀석들은 자기들이 잘못 날아왔음을 아는 것 같아요. 녀석들이 죽음의 경련으로 경직된 미세한 발톰으로 매달린 채 목숨이 끝날 때까지 불행의 장소에 달라붙어 있으면, 공기의 흐름이 그들을 떼어내어 먼지 쌓인 구석으로 날려보내지요. 내 방에서 죽어가는 그런 나방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종종 이 혼돈의 시간에 그들은 어떤 불안과 고통을 느꼈을까 하고 자문하곤 하지요.

 

 

인간은 생식이란 과업 이상을 꿈꾸께 되면서 비로소 인간이 되었다. 인간은 번식에 그치지 않고 번식 이상의 의미를 찾으면서 인간이 되었다. 인간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면서 인간이 되었다. 인간은 약육강식에 반대하고 인간의 선의를 발명하면서 인간이 되었다.

의미와 희망과 선의를 좇으면서 동시에 학살과 전쟁과 억압과 착취의 역사를 만들어온 인간에 대해 생각한다. 대를 이어 생멸을거듭해온 인간이란 종(種)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 혼돈의 시간에 대해 그들은 어떤 기쁨과 불안과 고통을 느꼈을까 하고 자문해보곤 한다.

 

 

희망은 답이 아니다. 희망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상태가 답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는 이미 탈진 상태인 이들에게 앞으로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희망은 희망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가끔 필요한 위안이 되어야 한다.

인간의 선의는 답이 아니다. 선의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상태가 답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는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찬 이들에게 인간의 선의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인간의 선의는 선의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가끔 주어지는 선물이 되어야 한다.

의미는 답이 아니다. 의미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상태가 답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는 텅 비어버린 이들에게 인생의 의미를 역설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의미는 의미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가끔 떠올릴 수 있는 깃발이 되어야 한다.

인간에게는 희망이 넘친다고, 자신의 선의는 확고하다고, 인생이 허무하지 않다고 해맑게 웃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인생은 허무하다. 허무는 인간 영혼의 피 냄새 같은 것이어서, 영혼이 있는 한 허무는 아무리 씻어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 인간이 영혼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듯이, 인간은 인생의 허무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인간의 선의 없이도, 희망 없이도, 의미 없이도, 시간을 조용히 흘려보낼 수 있는 상태를 꿈꾼다.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민 교수

 

작가 소개 

 

김 영 민

사상사 연구자,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하버드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사상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브린모어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동아시아 정치사상사, 비교정치사상사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으며, 그 연장선에서 중국정치사상사 연구를 폭넓게 정리한 A History of Chinese Political Thought (2017)와 이 책을 저본 삼아 국내 독자를 위해 내용을 크게 확장하고 새로운 문체로 다듬은 [중국정치사상사](2021)를 출간했다. 산문집으로는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2018),[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2019), [공부란 무엇인가](2020) 를 비롯해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2021)를 퍼냈다.

 

 

책 리뷰

책리뷰

봄이 가는 것이 아쉬운가, 세월이 가는 것이 그리 아쉬운가. 아쉬운 것은, 저 아름다운 것이 지나가기 전에 할 일이 있따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니되 모든 것을 보낼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서둘러 출세와 업적에 탑을 쌓는다. 그러나 아무리 크게 출세한 사람도 결국에는 물러나야 한다_19p

 

 

 

 

인문학 책추천

이 광활한 우주는 마음이 없다. 조물주는 모든 것을 만물에 맡길 뿐. 사살이 간섭하지 않는다. 이 무심한 세상에서 반성하는 마음을 가진 희귀한 존재로서 인간은 불가피하게 묻는다. 나무의 침묵에 대고 발톱을 날카롭게 가다듬은 뒤, 어려운 일을 묵묵히 하러 갈 칠흑처럼 검은 곰을 생각하며 묻는다. 어떻게 이 세상을 사랑할 것인가. 세상에는 악이 버섯처럼 창궐하고, 마음에는 번민이 해일처럼 넘치고, 모든 것은 늦봄처럼 사라지는데, 어떻게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이 가능한가._22p

 

 

 

 

책추천

부서진 성수대교는 말한다. 삶은 온전하지 않다고, 이 세상에 온전한 것은 없다고, 과거에 무엇인가 돌이킬수도 없이 부서져버렸다고, 현재는 상처없이 주어진 말끔한 시간이 아니라 부서진 과거의 잔해라고, 폐허를 돌이킬수는 없으나 폐허를 응시할 수는 있다고, 폐허를 응시했을 때 인간은 관성에서 벗어나 간신히 한 뼘 더 성장할 시 모른다고, 성장이란 폐허 속에서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채 폐허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일이라고._34p

 

 

 

 

책추천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이 삶에서 그래도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좋건 싫건 이 삶이 언젠가는 끝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세 유럽의 몇몇 광장에는 "죽음은 확실하다, 다만 그 시기가 불확실하다." 라고 적혀있곤 했다. 죽음은 어쩔 수 없지만, 죽음에 대한 태도는 어쩔 수 있다. 죽음이야 신의 소관이겠지만, 죽음에 대한 입장만큼은 인간의 소관이다. 

즐거운 인생을 사는 이에게야 죽음은 더 없이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고단한 인생을 사는 이에게는 죽음이 반가운 소식일 수도 있다. 오스트리아 메트니츠 납골당 외벽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산 자들이 당신에게 잘해주진 않았겠죠. 그러나 죽음은 당신에게 특별한 은총을 베풀어요." 이런 글귀는 사회가 그에게 얼마나 가혹했는지 암시한다.

실로 죽음의 의미는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영원히 살 수 없으니 매 순간 열심히 살아보자고 할 수도 있고, 부,명예,권력 같은 세속적 가치가 덧없다고 여길 수도 있고, 어차피 죽는 인생을 쾌락으로 가득 채워보자고 마음 먹을 수도 있고, 현세의 즐거움에 한계가 있다고 깨달을 수도 있다. _ 62~63p

 

 

그 흩어진 시간을 연결하여 일정한 흐름으로 인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다. 연,월,일,시,분,초로 시간을 나누는 것도 인간이고, 과거, 현재, 미래로 시간을 구획하는 것도 인간이다.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가 설파했듯이, 시간이 인간 앞에서 흐르고 있는 게 아니다. 인간이 시간을 조작한 결과가 시간의 흐름이다.아니, 과거-현재-미래가 인간이 만든거라고? 원래 존재하는게 아니라? 그렇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시간이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흐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이 관점을 가지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일정한 기억을 바탕으로 미지의 사태를 전망하는 와중에 부지불식간에 조직해내는 것이 이른바 시간의 흐름이다. 관점을 갖지 않는 존재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당연해보이는 시간의 흐름마저도 인간이 취한 관점과 거리의 소산이라는 것을 꺠달아야 비로소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이 짧다고 느끼는 것도 결국 관점의 소산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것이 인생이다. 관점을 자유로이 운용할 수 있다면, 특정 관점으로 인해 굳어져버린 시간의 족쇄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_92~93p

 

책추천

내세에 대한 믿음이 없기에, 많은 이들이 채 100년도 못 되는 인생의 외로움과 덧없음을 견딜 수 없다. 자신이 순간을 살다 가는 불나방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참을 수 없기에, 자기 닮은 자식을 상상한다. 너는 내 자식이란다. 너는 나와 한 배를 탔단다. 정체성을 공유한단다. 내가 너이고 네가 나란다. 신용이라는 허구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미래로 확장했듯이, 미래의 자신을 생각하며 자신을 다음 세대로 연장한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의 자식을 상상하며 오늘 하루도 힘을 내어 고된 삶을 견디어 나간다_110p

 

 

 

 

필사 책 추천

 

그 나무가 감탄스러울 정도로 커질 수 있었던 것은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무능해서 그리된 것이 아니라, 자청해서 그리된 것이다. 그 결과자신은 이렇게 오래 살고 이렇게 커질 수 있었다고. 이런 쓸모없음이야말로 어쩌면 큰 쓸모일거라고._132p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양식이 필요하고, 양식을 얻기 위해서는 일해야 하고, 그 일이 반복되다보면 그저 양식을 벌기 위해서 삶을 지속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살기 위해 먹고, 먹기 위해 산다._155p

 

 

지나친 여가는 인간을 공허하고, 무료하고, 빈둥거리고 낭비하게끔 만든다. 노동을 없애는 것이 구원이 아니라 노동의 질을 바꾸는 게 구원이다. 일로부터 벗어나야 구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일을 즐길 수 있어야 구원이 있다. 공부하는 삶이 괴로운가? 공부를 안 하는게 구원이 아니라 재미있는 공부를 하는 게 구원이다.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게 괴로운가? 사람을 안 만나는 게 구원이 아니라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는 게 구원이다._157p

 

 

낙방은 낙방. 실연은 실연. 패배는 패배. 현실은 엄연히 존재한다. 인지와 납득은 다르다. 낙방,실연,패배를 인지했다고 해서 마음이 곧바로 그 고통스러운 현실을 선뜻 납득하는 것은 아니다. 마침내 마음이 그 불편한 현실마저 수용해냈을 때 그것이 바로 정신승리다.

승리는 승리고, 패배는 패배다. 패배를 인정했다고 해서 모든 패배를 인정할 필요는 없다. 하나의 패배도 모든 면에서 패배인 것은 아니다. 어떤 패배를 해도 인생 전체가 패배로 변하는 경우는 없다. 현실을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마음의 탄력을 갖는 것이 진정한 정신 승리다. 자기 멋대로 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 그 현실을 관점에 따라 다양한 국면을 드러낸다는 것, 이것을 알고 적절히 대처하며 살아가는 일은 말만큼 쉽지 않다._210~211p

 

 

 

필사 책 추천

 

경쟁이 아예 없을 수 있을까? 경쟁이 없어지려면 사람들의 욕구가 없어져야 한다. 아니면 욕구에 딱 맞는 재화가 안성맞춤으로 존재햐아 한다. 그런 일이 가능할리가. 욕망은 욕망을 부른다. 욕망을 줄일 수 있을지언정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 욕망을 줄였다고 한들 그 욕망을 채우는 순서는 누가 정할것인가. 자기가 그 순서를 결정하고 싶다는 욕망이 일어난다. 욕망은 끝내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현실이 이렇다면 경쟁이 최선이라고 주장하는 사기에도, 경쟁 없는 사회가 올거라는 사기에도 속지 말아야 한다. 경쟁이 그리 좋은가. 인생에서 어느 정도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경쟁이 심화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경쟁은 곧 고생이기 떄문에. _215~216p

 

 

시간의 풍화를 이겨내려면 일단 시간의 풍화를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러한 시간속에서 건강과 활력을 유지하려면 자신의 사고 방식에 정면도전하는 비판적인 존재를 환영하는 것이 좋다. 기존 가치와 불화하는 이질적 존재를 환영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안위를 위협하는 적마저 환영하는 것이 좋다. 그러한 이들이야말로 자신의 지속적이고 건강한 생존에 필수적인 긴장과 자극을 제공하는 존재들이니까. 비판이 없으면 긴장도 없고, 긴장이 없으면 퇴화는 불가피하다. 관건은 그러한 비판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듣기 싫겠지, 진짜 쓴소리는._238~239p

 

 

인생을 즐기고 싶은가. 그렇다면 좋아하는 대상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환멸을 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좋아하는 대상에 파묻히지 말아야 한다. 대상을 좋아하되 파묻히지 않으려면 마음의 중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마음의 중심은 경직되어서는 안 된다. 경직되지 않아야 기꺼이 좋아하는 대상을 받아들이고, 또 그 대상에게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_272~274p

 

필사 책 추천

꼭 목적이 없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나는 목적이 없어도 되는 삶을 원한다. 나는 삶을 살고 싶지, 삶이란 과제를 수행하고 싶지 않으므로. 행복하고 싶어!많이들 이렇게 노래하지만 나는 행복 조차도 '추구'하고 싶지 않다. 추구해서 간신히 행복을 얻으면, 어쩐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세상에는 그런 일들이 있다. 가는 대신에 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일. 억지로 가려고 하면 더 안 오는 일. 잠이 안와요 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듯 우리가 잠에게 가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억지로 잠들려고 할 수록 잠이 달아나지 않던가. 행복도 그런 게 아닐까. 나는 자네에게 가지 않을테니, 자네가 오도록 하게 행복이여, 자네는 내가 살아가는 동안 부지불식하게, 셔터가 무심코 눌려 찍힌 멋진 사진처럼._291~292p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정말 '덧 없다'라는 표현 그 자체가 아닐까.

죽음도,욕망도,행복도,경쟁도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허무한 이 세상에서 허무를 즐기는 삶이야 말로 진정된 삶이 아닐까 느꼈다. 그 무엇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서 나의 관점을 바꾼다는 것 하나만으로 삶을 더 의미있고 재미있고 진정되게 살 수 있음을 느꼈다. 100년도 채 살지 못한 채 이 순간을 살다 가는 불나방 같은 존재인 내가, 뭐 그리 마음대로 되는 게 없다고 화를 내며 욕심을 내며 살았을까 하는 반성의 생각도 들게 한 책.

 

내 정신병들을 잊은 채 인생에, 자식에, 미래에 또 욕심이 생겨 허무함을 허무함답게 인정하지 못하고 허무함답게 즐기지 못할 때 다시 꺼내어 읽고, 음미하고, 혼나고, 생각해 볼 수 있게 할 나와 적어도 오랫동안 함께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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